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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뇌혈관 위협하는 '중성지방' 수치 이상... "밤 12시간 공복이 가장 현실적 해법"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도 다른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일상에서 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건강검진을 통해 중성지방 수치가 높다는 것을 알게 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또 그중에는 큰 증상이 없으니 방치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중성지방 수치가 200mg/dL를 넘으면 심혈관 질환과 뇌경색 위험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고, 500mg/dL를 넘으면 췌장염 발생 위험도 있어 제때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순환기내과 전문의 김범준 원장(사랑의내과의원)은 "중성지방을 태우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바로 공복"이라고 말한다. '공복'이 어떻게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는 것일까. 중성지방이 무엇이고, 또 우리 몸에 정확히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중성지방 수치 관리를 위한 공복 관리는 몇 시간이 적절한지 김 원장에게 자세히 물었다.

중성지방이 정확히 뭔가요? 콜레스테롤과는 다른 건가요?
많은 환자분들이 정확히 구분을 못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은 모두 '지질', 즉 지방의 한 종류입니다. 중성지방은 저장용 지방이라고 해서, 식사를 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에너지 형태로 변환되어 간과 지방세포에 저장됩니다. 반면 콜레스테롤은 세포를 만들고 호르몬을 만드는 데도 사용되는,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입니다. 다만 둘 다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혈액 속에 많이 돌아다니게 되면서 문제를 일으킵니다.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중성지방의 정상 수치는 150mg/dL까지입니다. 200mg/dL을 넘으면 심혈관 질환이나 뇌경색 같은 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고, 500mg/dL을 넘으면 췌장에 문제가 생겨 췌장염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중성지방을 조절하는 기본 방법은 덜먹고 체중을 관리하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가장 실천하기 쉬운 방법 중 하나가 밤 시간에 안 먹고 12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왜 꼭 밤 12시간 공복이 중성지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나요?
중성지방은 저장용 지방입니다. 밤에는 움직이지 않고 자기 때문에 태울 수 있는 건 기초대사량밖에 없습니다. 저녁 식사를 일찍 하고 공복 상태를 유지하면, 몸에서 처음에는 탄수화물(당)을 에너지원으로 태우고 그다음에 지방을 태우게 됩니다. 이렇게 아침이 되면 저장되어 있던 지방 에너지원을 소진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복 상태에서는 인슐린 감수성도 개선됩니다.

12시간 공복이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 콜레스테롤도 낮춰주나요?
중성지방과는 좀 다릅니다. LDL 같은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만들어지고 이를 분해하는 효소가 따로 작용하는데, 가족력이나 호르몬 변화에 따라 이 조절 능력이 떨어지면 수치가 높아집니다. 그래서 12시간 공복을 한다고 해도 콜레스테롤 조절 효과는 중성지방만큼 크지는 않습니다.

12시간 공복이 체중 감량 외에 다른 건강 효과도 있나요?
중성지방이 떨어지면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같은 혈관 질환의 위험도 줄어듭니다. 동맥경화라는 것이 사실 혈관 안쪽에 떠다니는 콜레스테롤이 혈관 내벽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것인데, 중성지방과 나쁜 콜레스테롤을 정상 수치로 유지하면 이런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정상 수치를 유지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심뇌혈관 질환 발생률이 10% 이상 차이가 납니다.

공복 시간이 길수록 더 좋은 건가요? 14시간, 16시간 단식은 어떤가요?
단식 시간이 길수록 체중 조절과 콜레스테롤 감소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과도하게 오래 굶으면 이후에 폭식을 하거나 갑자기 탄수화물을 많이 먹게 되면서 오히려 수치가 더 올라가는 요요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자는 시간을 포함해 1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건강한 사람이 하루를 굶는 것은 가능하지만, 당뇨가 있는 분이 장시간 공복을 유지하면 저혈당이 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야식을 먹고 아침을 거르는 것과 밤 공복을 유지하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요?
밤에 야식을 드시면 그 순간부터 중성지방이 높게 올라간 상태로 밤새 유지됩니다. 자는 동안에는 운동도 없고 인슐린을 받아들이는 근육의 작용도 거의 없기 때문에 중성지방을 태울 방법이 사실상 없습니다. 아침을 굶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저녁을 일찍 먹고 밤 공복을 유지하면 자는 동안 저장된 에너지를 태울 수 있고,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활동하면 훨씬 효율적입니다. 밤 공복 유지가 위장 건강에도 좋습니다.

공복 후 첫 식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채소나 단백질부터 먼저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삶은 달걀 같은 단백질을 먼저 먹으면 소화도 천천히 되고 중성지방이 올라가는 속도도 줄어듭니다. 그 이후에 탄수화물을 드시면 자연스럽게 탄수화물 섭취량도 줄고, 공복 이후 갑자기 올라가는 혈당을 잡아주는 역할도 합니다. 이 방법은 당뇨 환자에게도 매우 좋습니다.

공복 중에 블랙커피나 제로 음료, 영양제는 괜찮나요?
설탕 없이 블랙커피만 마시는 것은 별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에스프레소처럼 원두를 압착해서 추출한 커피에는 기름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콜레스테롤이 높은 분은 드립이나 필터 커피가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제로 음료는 식욕 촉진 효과가 있어 안 드시는 쪽이 좋습니다. 영양제는 대부분 괜찮지만, 오메가3는 기름 성분이라 너무 공복에 드시면 중성지방이 올라갈 수 있으므로 식후에 복용하시는 것이 낫습니다.

고지혈증 약을 복용 중인데, 12시간 공복 할 때 주의할 점이 있나요?
스타틴이라는 콜레스테롤 약은 공복과 관계없이 매일 정해진 시간에 드시면 됩니다. 요즘 나오는 약들은 아침에 먹어도 효과가 충분합니다. 속이 괜찮으면 눈 뜨자마자 드셔도 되고, 속이 쓰린 분은 식사와 함께 드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회식이나 밤샘 근무로 12시간 공복 실천이 어려울 때 차선책이 있나요?
음주 자체가 열량이 매우 높고, 거기에 튀김이나 고기, 찌개까지 더해지면 열량이 폭발적으로 늘어서 무슨 수를 써도 태울 수가 없습니다. 현실적인 방법은 먹는 양을 줄이고, 회식을 가능한 한 일찍 끝내서 공복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입니다.

당뇨 환자도 밤 12시간 공복을 실천할 수 있나요?
드시는 약에 따라 다릅니다. 요즘은 저혈당이 오지 않는 좋은 약들이 많아서 그런 약을 복용 중이라면 공복을 해도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설포닐유레아 같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약을 드시는 경우에는 장시간 공복 시 저혈당이 올 수 있어 위험합니다.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서 본인이 복용하는 약이 12시간 공복에 안전한지 확인하신 후에 실천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