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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적으로 건강해도, 비만하면 신장 건강에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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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량지수(bmi)가 높아도 혈압, 혈당, 지질 수치 등 대사 지표가 정상 범위에 있는 상태를 흔히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정말 건강한 비만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이 질문은 오랫동안 학계와 의료계에서 논쟁의 중심에 있었다. 최근, 대사적으로 건강해 보이더라도 비만 자체가 만성 신장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며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비만, 만성 신장병의 독립적 위험 요인
만성 신장병(ckd)의 가장 흔한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이다. 전체 환자의 약 70%에서 이러한 요인이 나타난다. 하지만 당뇨병이나 고혈압 없이도 비만이 신장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상대적으로 간과되어 왔다. 이에 이란 샤히드 베헤슈티 의과학대학(shahid beheshti university of medical science) 연구팀은 비만과 신장 건강간의 관계를 면밀히 조사하기 위해 13건의 관찰연구를 메타 분석했다.

연구팀은 bmi와 대사적 건강 상태를 기준으로 총 49만 2,829명의 참가자를 아래 여섯 그룹으로 분류했다.

● 대사적으로 건강한 정상체중(mhnw)
● 대사적으로 건강한 과체중(mhow)
●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mho)
●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정상체중(munw)
●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과체중(muow)
●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비만(muo)

분석 결과,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정상체중(munw) 참가자는 대사적으로 건강한 정상체중(mhnw) 참가자에 비해 만성 신장병 위험이 58% 높았다. 비만(muo) 상태에서는 그 위험이 90%까지 증가했다. 심지어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mho)도 만성 신장병 위험이 20%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비만이 만성 신장병의 독립적인 위험 요인임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비록 정상체중이라도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면 만성 신장병의 위험이 높고, 비만한 경우 대사적 건강 상태와 무관하게 위험이 증가한다"라며,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은 무해하다라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만과 신장의 연결고리, 아디포카인과 만성 염증
신장내과 전문의 박정탁 교수(세브란스병원)는 이번 연구에 대해 "비만은 당뇨병과 고혈압 같은 전형적인 합병증이 없어도 신장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비만 자체를 해소하는 것이 신장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박정탁 교수는 "비만이 심할수록 혈당과 혈압 조절이 어려워지며, 이는 신장 기능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또한, 비만 자체도 신장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라며, 비만한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아디포카인과 만성 염증이 이러한 악영향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디포카인(adipokine)은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로, 포도당 항상성, 지질 대사, 염증 반응등에 관여한다. 하지만 비만 상태에서는 항염증 아디포카인이 감소하고, il-6나 tnf-α와 같은 염증성 아디포카인이 증가한다. 이러한 염증 유발 물질이 지속적으로 분비되면 만성 염증이 발생하고, 이는 곧 만성 신장병의 발생과 진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외에도 과도한 지방 조직은 물리적으로 신장에 압력을 가해 신장 기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장, 한번 손상되면 회복 어려워
박정탁 교수는 신장은 한 번 나빠지면 회복되기 어려운 장기이기 때문에 위험 요인을 사전에 관리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체중 관리, 혈당 및 혈압 조절, 그리고 진통제 오남용 방지 등을 가장 중요한 예방 전략으로 꼽았다.

또한, "국가건강검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신장 질환이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초기 단계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대응하는 것이 만성 신장병 예방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 박정탁 교수(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