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취 제거, 충치 예방 등을 목적으로 씹는 껌. 그런데 껌을 씹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바로 ‘심장 수술 후에 껌을 씹으면 회복이 빨라진다’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위치한 크로저-체스터 메디컬 센터(crozer-chester medical center)의 시리반 s. 셍(sirivan s. seng) 의사 연구팀은 이 병원에서 개심술, 대동맥 판막치환술, 승모판막 수리와 치환술을 받은 약 800명의 환자를 조사했다. 그 중 341명의 환자가 수술 후 무설탕 껌을 씹었고, 나머지 496명은 껌을 씹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껌을 씹은 환자 그룹에서는 단 2명(0.59%)만이 수술 후 장폐색을 겪었고, 껌을 씹지 않은 그룹에서는 17명(3.43%)이 장폐색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폐색은 심장 수술 후에 흔하게 발생하는 합병증 중 하나로, 장이나 소장이 부분적으로 또는 완전히 막혀 음식물, 소화액, 가스 등의 장 내용물이 투과하지 못하는 증상이다. 일반적으로 심장 수술 후 장 폐색이 발생하는 환자는 최대 5.5% 정도이며, 복통이나 팽만감, 메스꺼움, 변비 등을 동반해 정상적인 식사가 힘들어서 회복이 더뎌지고, 이는 신체적, 정서적, 재정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수술 후 껌을 씹으면 장에서 음식물이 내려오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어 장을 자극한다. 이를 ‘샴 피딩(sham feeding)’이라고 하는데, 정상적인 음식 섭취를 모방해 위액의 분비가 일어나지만 실제로는 음식이 소화되거나 흡수되지는 않는 과정을 말한다. 연구원들은 “심장 수술 후 껌을 씹는 것은 최소한의 위험과 비용으로 회복하는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제18회 ‘수술및중환자의학연례회의(perioperative and critical care conference)에서 발표했으며, eurekalert, study finds 등의 외신에서 보도했다.